2026년 10월 21일 (수) |

Jungs' Story · Family Archive

정가네 이야기

"말씀과 은혜, 그리고 가족의 소중한 삶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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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격려가 필요합니다.

김창선 예상 밖의 손님들 • • 읽는 시간 약 5분
키워드: #예상 밖의 손님들

꽃샘추위다 뭐다 하며 도무지 봄이 올 것 같지 않았습니다.4월 중순이 지나 KTX를 타고 서울가는 중이었는데 추풍령에 눈이 내려 천지를 하얗게 뒤덮으며 나무마다 눈꽃이 피기도 했었으니 말입니다. 아름다운 광경을 기차 안에서 보는 것은 참 좋았지만 그 지방 복숭아꽃이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온 사방에 꽃들이 피어난 것을 보면, 그리고 비가 겨울처럼 차갑지 않은 것을 보면 봄이 온 건 확실합니다. 우리 집 마당에도 드디어 연산홍, 철쭉들이 피어나고 마가렛도 피기 시작한 걸 보면 말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채전에도 이제는 모종을 심고 있지요. 남편이 좋아하는 오이며 토마토 외에도 호박, 케일, 고추, 상추의 여린 모종들이 귀엽기만 합니다. 이제부터 잡초를 뽑는 일이며 물을 주는 일들, 매일의 일들이 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지만 그래도 날마다 파래지는 잔디를 보면 우리에게 좋은 계절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답니다.

봄비가 부드럽게 내리는 아침이었습니다. 우리 집 원칙에 따라 해가 뜬 아침 시간이라 제가 운전을 하고 있었고 곁에 앉은 남편의 카톡이 울렸습니다. 미국에 있는 며느리와 손녀가 동시에 보낸 동영상이었습니다. 이제 막 생후 이십 개월 된 막내 재영이가 악보인지 뭔지 종이를 한 장 들고는 열심히 노래를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아직 말을 제대로 잘 할 줄 모르다 보니 가사도 제대로 될 리가 만무했고 더군다나 곡은 완전 음치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도 한 소절이 끝날 때마다 엄마와 누나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열광하는 것입니다. 재영이는 그저 기분이 좋아 싱글벙글합니다.

남편이 문자로 채팅을 합니다. “허스키 음성에다 가사도 곡도 난해하긴 마찬가진데 열광하는 청중들의 수준이 대단하다. 꽃들은 봄비에 자라고 우리 재영이는 누나들의 사랑, 환호, 열광 가운데 자라겠구나. 와우 재영^^, 넌 무한한 미래가 있다.^^ 사랑해. 밝고 씩씩하게 자라거라. 할아버지 할머니가 기대하고 있다.”

우리재영이는 재작년 9월에 생후 2개월 만에 우리 집 손자가 되었습니다. 위로 누나가 둘 있지만 아들을 입양한 것이지요. 2개월 동안 엄마와 있지 못하고 시설에 있다가 와서 그런지 개월 수가 늘어가도 사람과 눈을 맞추지를 못하고 표정이 어두운 아이였습니다. 주위에서 염려를 할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식구들, 특별히 누나들의 사랑 속에서 날이 갈수록 밝은 모습으로 자라가게 되어서 참 감사했고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의 손길이 함께 하심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작년 미국으로 이사한 지 몇 개월 되지 않았을 때 손녀들의 학교생활이 담긴 동영상이 역시 카톡으로 온 적이 있었습니다. 학급 친구들이 뽑은 가장 착한아이상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뭐 그런 상도 있는지 역시 미국은 못 말리는 나라입니다. 엄청 부끄럼이 많은 우리 손녀 가영이는 부끄러워 정작 웃지도 못하고 쭈뼛거리는데 반 아이들이 얼마나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치고 격려를 하는지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둘째도 무슨 적응상을 받는다고 했지요. 이런 식으로 하면 상 못 받을 아이가 없겠다 싶었습니다.

엊그제 사모님들 모임에서도 한 분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저는 원래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었습니다. 엄마도 언제나 내가 잘못한 거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나도 그런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시집을 갔더니 전혀 집안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시부모님도 저를 귀하게 여겨 주시고 명절에 시댁에 가면 도련님도 자기가 설거지 당번이라 하고 시누이는 ‘언니는 좀 쉬어요, 내가 할께요.’라며 도와주지요. 남편 역시 당신이 최고다, 잘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 자존감이 많이 회복되었습니다.” 그 시댁이야말로 예수 믿는 가정으로서 순기능가정의 좋은 모델입니다. 내 자녀뿐만 아니라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격려해서 마음이 자라게 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정말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꽃은 봄비에 자라고 아이들은 사랑과 칭찬 격려 속에 자란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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