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1일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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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네 이야기

"말씀과 은혜, 그리고 가족의 소중한 삶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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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축복

김창선 예상 밖의 손님들 • • 읽는 시간 약 5분
키워드: #예상 밖의 손님들

저희가 울산에 온 지도 벌써 이십 년이 다 되어갑니다.그동안 울산교회에서 함께 섬겼던 목사님과 사모님들도 한 분 한 분 다른 곳의 교회에 담임 목회를 맡아 가셨습니다. 그렇게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신 분들이 줄잡아 한 이십 가정 이상 되는 것 같습니다. 짧게는 이삼 년, 아니면 십수 년을 한 교회에서 함께 섬겼었지요. 해마다 여름이 가까워 오면 한차례 전체 모임을 갖습니다. 한 교회에서 함께 섬겼던 것이 인연이 되어 서로 잘 알 뿐만 아니라 한동안 안 보면 보고 싶어 하는 사이가 되었다는 말입니다.

목사님들은 목사님들대로 함께 일하며 동료애를 키워왔고 사모님들은 사모님들대로 매주 금요일 오전에 함께 모임을 가질 뿐만 아니라 주간에 수시로 서로의 형편을 살펴가며 교제를 가져왔지요. 나이도 차이가 나고 생긴 모습이나 성격도 제각각이어서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저희들은 잘도 어울립니다. 그러다가 서로 정이 들어버린 것 같습니다. 이렇게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도 서로 연락을 하며 지내는 걸 보면 말입니다.

지난 7월에도 모여 대구를 방문했습니다. 대구에서 목회를 하시는 두 분 목사님 가정과 교회를 방문하고 나서 고령 쪽에 있는 펜션 두 동을 빌려 목사님들과 사모님들이 따로 쓰게 되었습니다. 물론 낮 동안은 함께 근처의 문화 관광지를 방문하기도 하고 그동안 미뤄두었던 얘기 보따리를 풀어놓기도 하고 했습니다. 모여 앉으면 울산교회에서 사역하면서 있었던 이야기들이 나오기 마련이라 재미있었던 일들을 얘기하면서 배꼽을 잡기도 하고 혹은 현재 목회 현장에서 있었던 얘기들을 나누며 서로 정보를 교환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무슨 이야기를 하든지 서로를 아껴주고 격려하고자 하는 마음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쩌다 한 교회에서 만난 것 같았지만 그게 아니라 우리를 한 교회에서 만나게 하신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었다는 것을 새삼 눈치를 채면서 우리에게 만남이란 또 하나의 선물이요 축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 전혀 다른 배경에서 다른 성격을 가지고 살다가 만난 배우자도 그렇고 내가 결정한 것도 아닌데 부모와 자녀로 만난 남다른 만남도 그렇지요.

오늘 아침 산에 오르면서 문뜩 친정 엄마가 떠올랐습니다. 나와는 유난히 다른 성격을 가진 엄마이지만 그리고 천국 가신 지가 벌써 이십 수년이 지났는데 도 문뜩문뜩 보고 싶기도 하고 좀 잘 해드릴 걸 후회하는 마음도 들기도 하며 옛날 어릴 적 장면들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는 형제자매들, 남편을 만나면서 인연이 된 시어머님과 시댁 형님들, 이미 먼 곳에서 잘 살고 있는 우리 아들들 생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수십 년 전에 함께 신앙 생활했던 분들의 얼굴과 그 때 장면들이 생각나 슬며시 미소를 짓기도 합니다. 일전에는 고등학교 2학년 한 해 동안 한 반에서 지냈던 친구들이 찾아와서 만나는 반가운 일들도 있었지요. 지금 현재도 울산이라는 한 지역에서 서로 만나면 좋고 보고 싶은 분들이 우리 주위에 계신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릅니다. 그렇게 만나고 헤어졌던 사람들,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아니면 서로에게 훈련조교의 역할을 하기도 했던 사람들, 이 땅을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것을 인연이라고들 하지요.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우리를 위한 배려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때는 서로가 이해가 되지 않아 티격태격할 때도 없지 않았지만 함께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면서 서로를 품게 되고 결국 끔찍이 사랑하는 관계로 나아가게 되는 것은 우리에게 사랑하도록 아니 사랑하라고 말씀하신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었지요.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 땅에 보내면서 서로 사랑하고, 힘들 때 서로 돕고 살라고 가족으로, 친구로, 동역자로, 이웃으로 허락하시면서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계명을 주셨으니 그 말씀을 잘 준행할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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