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1일 (수) |

Jungs' Story · Family Archive

정가네 이야기

"말씀과 은혜, 그리고 가족의 소중한 삶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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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을 보내드리며

김창선 예상 밖의 손님들 • • 읽는 시간 약 6분
키워드: #예상 밖의 손님들

해외 나가 있는 중 8월말에 시차 적응도 쉽지 않고 새벽 3시에 잠이 깨었는데 남편 폰에 부재중 전화가 있었습니다.요양원에서 온 전화였습니다. 가슴이 철렁했지요. 그동안 95세이신 어머님을 집에 모시고 있다가 해외로 나가는 바람에 요양원에 모셨거든요. 그러잖아도 요양원 가기 싫어하시는 어머님을 떼놓고 가려니 아기 젖 떼는 것처럼 영 마음이 내키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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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간을 보니 아직은 오후시간이라 국제전화를 했습니다. 원장 사모님 말씀이 생명에 지장이 있는 건 아니고 몸이 좀 편찮으셔서 병원으로 모셨는데 어머님 혈관상태가 워낙 좋지 않아서 정맥을 따는 수밖에 없기에 보호자 허락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어쨌거나 함께 계신 분들께 기도부탁을 드리고 9월 11 일 금요일 밤에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토요일 아침에 병원에 가서 어머님을 뵈었습니다. 폐렴으로 입원하셨다는 것을 그때야 알았습니다. 지난 초겨울 폐렴 예방주사를 맞으셨는데도 결국 폐렴에 걸리셨네요. 오후에도 다시 가서 뵙고는 “어머니, 내일 주일 쉬고 월요일 또 올게요.”라고 말씀드리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월요일 새벽에 전화가 왔습니다. 위독하시다는 것입니다. 놀라서 빨래하던 것도 팽개치고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코에 마스크를 하고 고용량의 산소를 흡입하고 계셨습니다. 그래도 어머님은 정신이 맑으셔서 말씀드리면 다 알아들으시고 고개를 끄덕이곤 하셨습니다. 평소에 어머님이 좋아하시던 찬송, 예전에 아버님이 좋 아하시던 찬송가를 함께 부르고 아들이 기도드리니 힘든 중에도 크게 ‘아멘’을 하셨습니다.

“어머니 그동안 하나님이 시키시는 일들에 순종하셨고 복음을 위해 헌신하시며 멋진 인생을 사셨습니다. 우리 자녀들에게 믿음의 유산을 물려주시고 잘 키워주시고 기도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라고 어머님 귀에 대고 말씀드렸더니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따님들에게 연락을 할까요?” 여쭈었더니 그러라고 하셔서 따님들과 손주들에게 연락했습니다. 그래도 금방 가실 거라 생각 못하고 남편이 아침에 급히 나오느라 못 가져온 것을 저더러 몇가지 챙겨오라고 해서 집에 온 사이,어머님께서는 아드님 곁에서 조용히 편안한 가운데 하나님 품에 안기셨습니다. 괜히 집에 온 것이 얼마나 후회가 되었는지요.

결국 지인들에게 연락드리고 울산영락원에 빈소를 차렸습니다. 평소 좋아하시던 꽃으로 둘러진 곳에 어머님의 영정사진을 올려놓았습니다. 늘 그러셨듯이 인자하고 평안한 모습의 사진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위로해 주셨습니다. 어머님께서 참으로 사랑하시던 분들이 장례절차를 집례하셨고 참으로 많은분들이 애도의 눈물을 흘리시는 것을 보며 어머님은 참 복된 인생을 사셨다 싶었습니다. 육신적으로는 고달픈 인생이었지만 말입니다.

40대 초반에 남편을 여의고 자녀들 뒷바라지하며 고생 많으셨지만 복음을 위해 어떤 고생도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한 영혼 구원하는 일이라면 모든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고 어려운 시골 개척교회들을 섬기는 것을 기쁨으로 아셨습니다. 주님 주신 물질도 당신을 위해서는 최소한으로 쓰시고 헌금은 늘 넉넉히 하셨습니다. 어려움을 겪는 성도가 있으면 함께 데리고 사시면서 회복될 때까지 돌보아주시며 사랑을 베푸셨습니다.

장로님들께서는 장례식장을 계속 지켜주셨고 권사님들께서는 순번을 돌아가며 봉사해 주셨습니다. 목사님들도 접수며 안내를 맡아주셨지요. 모두들 자기 일같이 보살펴 주셨습니다. 교단 총회기간이었지만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집안에서도 가장 어른이셨으니 거의 모든 분들이 오셔서 함께 밤을 지새우셨습니다. 손자, 손녀들, 증손주들까지 말입니다.

천국환송예배를 드리고 장지에 가는 날은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이때까지 정확하게 배려하신 하나님께서 어련히 알아서 하실까”라는 어떤 분의 말씀처럼 날이 얼마나 좋았는지요. 권사님 한분은 “천국 가신 날짜도 어쩌면 그렇게 자로 잰 듯이 정확하게 가장 좋은 때에 가셨는지···”라고 말씀하셨지요. 우리가 돌아와서 며칠 말미를 주시고 월요일 아침에 가셨으니 목회자인 아드님과 성도님들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춥지도 덥지도 않은 초가을날, 그렇게도 사랑하시던 남해 앞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동산에 어머님은 묻히셨습니다.

“저를 사랑해주신 어머니, 저도 사랑합니다. 이제는 고생과 수고가 다 끝나고 사랑하시는 주님 곁에서 편히 쉬십시오. 저희도 어머님을 본받아 복음을 위해 남은 삶을 살겠습니다.” 위로해 주신 많은 분들의 사랑을 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자격 없는 자임에도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이런 사랑을 입을 수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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