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1일 (수) |

Jungs' Story · Family Archive

정가네 이야기

"말씀과 은혜, 그리고 가족의 소중한 삶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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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동료

김창선 예상 밖의 손님들 • • 읽는 시간 약 5분
키워드: #예상 밖의 손님들

마침 집에 내려와 있던 둘째 아들이 친구들 얘기를 하면서 “네, 그 친구들은 결혼하고 재미있게 잘 살아요, 서로 험담도 안하고, 네, 그리스도인 가정이 그래야 되겠지요.”라고 하길래, 그냥 별 생각 없이 “그래? 그럼 우리는 어떤 것 같으냐?”고 물었습니다. “뭐 괜찮은 것 같아요. 그런데 아침부터 저녁까지 두 분이 맨날 일만 하시니 그게 좀 문제지요.”라고 하네요.

그 다음날은 식사 시간에 또 뭔가 도움이 필요한 성도의 얘기를 한참 하고 있는데 “두 분은 할 수 없다니까요. 식사 시간에도 또 일 얘기지요? 뭐 직장 동료니까 그렇긴 하겠지만…”이라며 놀리더라고요. “하하, 직장 동료? 그래 우리는 직장 동료다. 왜?” 할 말이 없어서 웃고 말았지만 정말 내가 생각해도 그 말이 일리가 있습니다. 잔다고 누워서도 교회 이야기고 사역 이야기를 하다가 잠을 설치기도 하니 말입니다. 어제 밤에도 할 일이 있다며 한밤 중에 일어나서 일을 하시더라고요.

남편이 한 번씩 나를 놀리고 싶으면 하는 말이 있지요. “당신 정말 시집 잘 왔다. 옛날에 그 오리표 싱크대 대리점 하던 사람한테 시집갔으면 어땠을까?” 한참 혼담이 오가던 시절에 누군가가 중매를 설 거라고, 어느 백화점 앞에서 오리 표 싱크대 대리점을 하는 총각이 있는데 교회도 잘 다니고 살기도 괜찮다면서 우리 어머니에게 소개를 했던 모양입니다. 조금은 극성이신 우리 친정어머니는 나한테는 말도 안하고 바로 다음날인가 그 싱크대 가게를 찾아가서 혼자 보고 왔다는 것이지요. 물론 나는 선도 보지 않았고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말입니다.

나를 놀리는 남편에게 대답을 했지요. “그러면 싱크대 하나는 좋은 것 썼을까? 어쨌거나 싱크대에 관해서는 반 전문가는 되었겠지요.” 남편이 어떤 사업을 하든지 그 방면에 대해서는 뭔가 다른 여자들보다 아는 것이 많았을 것이고 남편의 직업이 목재를 다루면 나무 이름 정도는 꿰고 있을 것 같습니다. 교사의 아내이면 요즈음 교육계 동향이나 학생들의 취향에 대해서 좀 알고 있을 것 같고 말입니다.

그런데 남편이 목사이니 대화의 주제가 늘 교회 이야기 아니면 성도들 이야기고 아니면 말씀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하게 되지요. 생각해보면 감사한 일입니다. 나같이 게으른 사람이 목사를 남편으로 안 만났으면 지금처럼 신앙생활 열심히 했을까요? 어쩔 수 없이 보고 듣는 일이며 관심사가 늘 교회 주변을 맴돌게 되었으니 그런 축복이 또 있겠습니까? 그래서 기도도 더 하게 되고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결혼 전에는 믿지 않으시는 부모님의 핍박도 있었고 교회가 멀기도 해서 밤 예배 참석은 꿈도 못 꾸는 형편이라 교회 가까이 사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결혼을 하고 보니 교회당 예배실과 붙어있는 방에서, 아니면 아예 교회 지하방에서 살게 되었으니 확실히 소원성취를 한 셈입니다. 개척교회에 있을 때는 늘 교회에 살다시피 하면서 교회 사찰 일이며 사무 일에다 심방 일까지 돕다보니 교회 일 말고 다른 일은 생각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달라졌지만 바쁘긴 마찬가지입니다. 언젠가 몇 교회 교역자들이 모였는데 소개 시간에 각자 자신의 담당을 소개하더라고요. 그런데 나는 교회에서 맡은 일이 없으니까 남편이 “이 사람은 담임목사 담당입니다.”라고 해서 모두 한바탕 웃었지만 아닌 게 아니라 주님 일이라면 지칠 줄 모르고 일하는 바쁜 남편 뒷바라지부터 시작해서 큰일은 못해도 자질구레한 도우미 일들이 늘 있게 마련이지요.

잠을 설친 남편을 보니 안쓰럽기도 해서 “내가 이렇게 신앙생활 하고 사는 것도 다 당신 덕분이니 감사하고 당신과 평생을 반려자로 서로 도와가며 살게 하신 하나님께 너무 감사하답니다.”라는 말로 격려하는, 나는 사모이자 어쩔 수 없는 직장 동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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