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1일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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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네 이야기

"말씀과 은혜, 그리고 가족의 소중한 삶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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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한 가운데서

정근두 기쁨, 기도, 감사 - 1부 자연을 즐기며 • • 읽는 시간 약 3분
키워드: #기쁨 기도 감사 #두산리의 사계

가을 한 가운데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아침저녁은 쌀쌀하게 느낄 만큼 바람이 달라진지 오래입니다. 그러다 보니 여름 한철 눈부시게 푸르던 나뭇잎들이 가을 타는 남자들처럼 까칠해지고 있습니다. 각기 다른 색깔이지만 벌써 낙엽이 되어서 떨어집니다. 느티나무는 말할 것도 없고 벚꽃나무도 잎들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나무가 크면 좀 더 멀리 흩날려 정원 곳곳에 뒹굴고 있습니다. 그리고 엄나무는 아예 모든 잎들을 떨어뜨려버리고 온몸에 날카로운 가시를 드러내며 겨울을 지낼 차비를 끝낸 모습입니다.

그러다 보면 낙엽들을 치우는 일도 가을을 맞이하는 길목에서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너무 많은 낙엽이 있으면 갈퀴를 사용해야 하겠지만 여기 저기 조금씩 흩날리는 낙엽들은 빗자루가 제격입니다. 합성수지로 된 현대적(?) 빗자루보다는 대나무로 만들어진 빗자루가 사용하면 할수록 잘 쓸린다는 것을 발견하고 감동합니다. 대나무 빗자루는, 합성수지로 만들어진 것처럼 끝이 간추려져 있지를 않고, 거의 카오스 이론을 기억나게 할 만큼 쓸리는 끝이 다양한 굵기와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간추려진 합성수지로는 상상도 못할 만큼 잘 쓸립니다. 그리고 빗자루가 땅에 닿는 각도에 따라서, 그리고 힘을 주기에 따라서 제 역할을 잘 감당합니다.

잔디위에 떨어진 낙엽을 치우는 일은 대나무 빗자루가 아니면 더더욱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곧 손님도 오시니까 오늘은 모처럼 시간을 내어서 정원손질을 했습니다. 낙엽을 다 치우는 것보다 벚꽃나무 아래 벤치 주변에는 그대로 남겨두기로 했습니다. 마치 아름다운 그림처럼, 감동적인 시처럼 흩뿌려진 낙엽을 바라보는 일도 즐거움이니까요! 이제는 뽑아서 말려둔 잡초와 쓸어 모은 낙엽들을 태워야 할 차례입니다. 무언가 를 태우는 일은 제 아내가 두산리로 이사 온 후에 새로 개발한 취미생활(?)이라고 하지만 요즈음은 제가 인계 받기로 했는데 오늘도 역시 아내가 태웠습니다.

완벽하게 마르지 아니한 것들은 몹시도 연기를 피웁니다. 그래도 쓸고 태우고 정리하면 주변이 보다 아름다워지는 맛에 이 일을 계속하나 봅니다. 바람에 누운 코스모스를 일으켜 세워서 묶어주고 진보라 아스타도 돌을 옆에 고와서 바로 세워줍니다. 더 예쁜 자세로 고운 얼굴로 감사하는 것 같습니다. 두 시간 정원 일을 하고 나니 배가 출출한 것이 간식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타고 있는 불을 다시 살핀 다음, 집으로 올라오는 입구에 서 있는 감나무를 살펴보니 마지막 남은 단감이 있습니다. 장갑에 문질러 닦은 다음 깨물어 먹는 맛이란 시골생활이 주는 기쁨이요, 땀 흘려 일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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