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1일 (수) |

Jungs' Story · Family Archive

정가네 이야기

"말씀과 은혜, 그리고 가족의 소중한 삶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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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을 방문한 사람들

김창선 예상 밖의 손님들 • • 읽는 시간 약 5분
키워드: #예상 밖의 손님들

좀 멀리 남아공화국에서 스커터 목사님 부부가 오셨습니다.마침 월요일 서울에서 모임을 가진 남편이 인천공항까지 마중을 나갔지요. 나는 나대로 우리 방을 손님방으로 쓰기 위해 청소도 하고 옷장도 비워놓느라 바빴습니다. 그러잖아도 무더운 여름과 장마도 지났으니 한 차례 대청소를 했어야 했는데 미루고 있다가 꼭 손님이 오셔야 청소를 하네요.

저희가 8년 동안 남아공화국에서 살 때, 많은 사랑을 베푸신 분들입니다. 우리를 후원하는 ‘한국인의 친구들’이라는 모임의 회원이기도 했고 처음 몇 해 동안 그 집 뒤쪽의 셋집에 살 동안 한 식구처럼 지냈던 분들입니다. 부인의 마음씨가 넉넉해서 이웃집 아이들까지 데려와 돌봐주는 바람에 어떨 때는 마당에 열서너 명의 아이들이 함께 모여서 놀기도 하고 우리가 바쁠 때는 아예 며칠씩 그 집에 아이들을 맡기기도 했습니다. 한 해 겨울에는 우리가 독감을 세 차례나 앓느라고 많이 힘이 들었는데 세 번째는 정말 지독하게 앓고 있는 것을 보더니 아예 우리 식구들을 다 데리고 가서 며칠 동안 우리를 안방에 뉘여 놓고 아이들을 챙기며 간호를 해 준 참 고마운 분들입니다.

중간 중간에 신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말씀을 전하기 위해 부산을 다녀오고 또 제주도를 잠깐 다녀오기도 했지만 주로 저희 집에서 지냈습니다. 그동안 정이 들어 그분들이 부산을 다녀올 동안에 우리 어머니는 언제 오냐고 하시며 보고 싶어 하셨지요. 아침에 일어나면 말이 통하지 않아도 한국식으로 꾸벅 인사를 하며 문안드리는 스커터 목사님과, 찍은 사진들을 보여드리며 열심히 설명하는 사모님을, 어머님은 좋아하셨습니다.

주일 저녁에는 남아공화국에서 공부할 때 함께 지냈던 고신대 총장님과 교수님 부부들, 그리고 울산에서 원어민 교사로 일하고 있는 남아공화국 출신 청년들까지 불러서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미리 준비한다고는 했지만 오후 예배를 마치고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와서 식탁을 차리느라 꽤 바빴지요. 식사 후에는 벌써 삼십 년이나 지나버린 슬라이드를 꺼내보며 옛날이야기에 꽃을 피웠습니다. 그 옛날 가난했던 유학생 시절이었지만 아름다운 추억들을 다시 떠올리며 말입니다. 함께 남아공화국의 노래며 찬양들과 축복송을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청년들이 고향에 온 것 같았는지 집에 돌아갈 생각을 않는 바람에 밤이 늦어서야 헤어지게 되었지요.

이 손님들이 주로 저희 집에서 지내다 보니 추석에는 집에서 가까운 경주에 가서 불국사며 대릉원도 돌아보았습니다. 명절이라고 엄청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좀 부산하긴 했지만 말입니다. 억새가 아름다운 신불산도 함께 다녀오고 울산 근교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도 돌아보고 십리대밭도 함께 걸어보았습니다.

주초에는 태화강변을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아름다운 가을 코스모스와 노란 꽃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밭과 명촌교를 지나서 넓게 펼쳐진 멋있는 억새 밭까지 가 보는 호사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정말 색색의 꽃밭이 얼마나 예뻤는지 연이어 사진을 찍어대며 좋아들 하셨습니다. 마지막에는 강변의 전망대 커피숍에 앉아서 저녁 노을이 아름다운 울산의 정경을 감상할 수도 있었습니다.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친구들 덕분에 나도 덩달아 호사를 하게 되었지요.

친구는 ‘만약 한국에 와서 살게 되면 울산에서 살고 싶다’면서 울산이 참 아름답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곳곳에 아름답게 정리된 꽃밭이며 깨끗한 태화강을 보며 이 땅을 복주신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정말 한국이 잘 살게 되었습니다. 삼십여 년 전에는 그들의 전적인 도움으로 겨우 공부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우리도 남을 도울 수 있는 형편이 되었으니 얼마나 감사합니까? 현재 우리 고신대학교에는 외국인 유학생이 150명 정도가 와 있습니다.

중국, 몽골, 미얀마, 필리핀,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 여러 나라를 비롯해서 케냐, 우간다, 시에라리온 등 아프리카, 그리고 피지 같은 남태평양 등에서 온 학생들에게 장학금뿐만 아니라 생활비까지 후원하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하는데는 삼십년 전에 남아공 포체프스트룸대학교에서 그들의 도움으로 유학을 했던 사람들, 특히 김성수 총장님의 “빚을 갚겠다!”는결단이 주효했습니다. 때로는 학교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학생들을 돕겠다는 교회와 성도들이 이 일에 동참하면서 아름다운 일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복주실 뿐만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위한 일에 동참하게 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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