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1일 (수) |

Jungs' Story · Family Archive

정가네 이야기

"말씀과 은혜, 그리고 가족의 소중한 삶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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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랑해요.”

김창선 예상 밖의 손님들 • • 읽는 시간 약 5분
키워드: #예상 밖의 손님들

이십 몇 년전, 제가 마흔 살도 넘은 어느 겨울날 시어머님의 칠순이라며 대구에 계시던 친정어머니가 올라오셨습니다. 나를 보자마자“나 축하해주라.” 고 하시는 것입니다. 이번 가을에 드디어 세례를 받으셨다는 것입니다. 교회를 출석하기는 저보다 먼저 하셨지만 그동안 제대로 다니지도 않으시고, 좀 답답하면 나가다가 편안해지면 방학에 들어가시곤 하셔서 한 이십 년 전쯤에 학습문답을 하셨는데 이제 세례를 받으신 것입니다.

삽화

반가운 마음에 둘이 앉아 얘기를 나누어보니 어머니께서 이제는 구원의 확신을 가지시고 온 가족이 구원받는 것이 소원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 축하를 해 드리고 함께 감사기도를 드렸습니다. 기도가 끝나고 눈을 뜨자 말자 갑자기 제게 “내가 너 어릴 때 왜 그렇게 때렸는지 아나?”라고 하셨습니다. “뭐 초콜릿 사달라고 울어서 맞았다면서요.”라고 대답했더니, “아니야, 그런 게 아니고 너의 아버지가 바람을 피시는데 내가 어디 분을 풀 데가 없어서 너한테 화풀이를 한 거지.” 갑작스런 말씀에 민망하기도 하고 어떻게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라 그냥 어정쩡하게 “뭐 그럴 수도 있죠.”라고 대답하고는 얼른 화제를 바꿔버렸습니다.

그리고 대구에 내려가셔서 두 달 만에 폐렴을 앓으셨습니다. 병원에 계신다고 해서 내려가서 뵈었는데 병세가 그만하다고 해서 서울로 올라왔더니 사흘 만에 갑자기 천국에 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빨리 가실 줄 몰랐는데 말입니다. 불현 듯 두 달 전에 제게 하셨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하나님께 나아가서 삶을 회개하고 구원받고서 평생 마음의 짐이었을 것 같은 고백을 제게 하시고는 그만 가신 것입니다. “용서해다오.”라고 딱 부러지게 말씀하지 않았지만, 그런 마음으로 말씀하셨을 것인데 내가 왜 그 눈치를 못 챘을까! 후회가 되었습니다. 그 말씀 하실 때 확실하게 어머니를 위로해 드렸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이미 천국에 가셨지만 저는 그 자리에서 주님께 무릎 꿇고 기도드렸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저를 사랑하셨던 어머니를 용서하겠습니다. 자신의 분을 제게 푸셔서 저를 욕하고 때렸던 것을 용서합니다. 제가 주님께 용서받은 자로서 주님의 뜻을 따라 용서하겠습니다. 천국에 계신 어머니께서도 제 얘기를 들어주실 줄로 믿습니다.” 그리고 저는 어머니와의 관계가 다 해결되었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래리 크랩의「영적 가면을 벗어라」는 책을 읽다 말고 천국에 계신 어머니께 할 말이 있어서 책을 덮었습니다. “엄마 정말 고마워요. 어떻게 그 말을 할 생각을 하셨지요? 엄마가 그 말 안했으면 난 몰랐을 텐데. 그 말을 하려면 용기가 많이 필요했을 텐데. 엄마가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고 딸과의 관계에서도 온전하기를 원해서 그랬지요? 그 말을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그래서 이 딸까지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고마워요 엄마.”

“그리고 미안해요 엄마. 내가 엄마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인 척했지만 사실은 엄마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았어요. 난 엄마에게 인정받고 싶었고 야단맞기 싫어서 나를 보호하고 싶어서 엄마의 말을 잘 들었지만 그게 다 나를 위해 한 일이었거든요. 이 책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내가 얼마나 나쁜 죄를 지었는지를 가르쳐 주셨거든요. 내가 다치기 싫어서,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사람을 대하는 것은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는다고 말씀하셨거든요.”

“내가 위로받고 편안해지고 행복해지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 아니라 내가 하나님 앞에서 거룩해지고 그래서 하나님을 사랑하고 사람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배웠어요. 솔직히 말하면 나는 나와 너무 다른 다혈질인 엄마를 이해하기도 힘들었고 마음으로 싫어했었어요. 엄마 정말 미안해요. 엄마는 비록 내게 욕을 해도 나를 사랑하셨는데 말입니다. 제가 잘못했어요. 이제는 엄마가 저를 용서해 주세요.”

“그리고 엄마 이제는 정말 마음으로 엄마를 사랑합니다. 나를 낳아주시고 온 힘을 다해 키워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게 사람들을 사랑하고, 삶을 즐길 줄 아는 엄마는 참 멋있는 아내였고 어머니였습니다. 이제는 주님 곁에서, 이 땅에서와는 달리 몸과 마음이 아프지도 슬프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주님으로 인해 기뻐하고 계실 어머니를 저도 사랑합니다. 엄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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