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1일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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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네 이야기

"말씀과 은혜, 그리고 가족의 소중한 삶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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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방문

김창선 예상 밖의 손님들 • • 읽는 시간 약 5분
키워드: #예상 밖의 손님들

하동 기독교 연합회 집회를 인도하기 위해 다녀왔습니다.남편의 원래 고향은 남해인데 초등학교 4학년 때 하동으로 이사를 왔으니 하동 역시 고향이나 다름이 없지요. 아마 그래서 집회 인도를 부탁받았을 때 선뜻 하겠다고 한 것 같습니다. 마침 하동 옆의 구례에 계시는 박영애 권사님이 꼭 한 번 다녀가라는 부탁을 하신 터라 구례부터 들르기로 했습니다. 권사님은 꽃차 전문가인데 우리 울산교회에 한 삼 년 남짓 계셨습니다. 작년에 동생이 집을 하나 마련해놓고 와서 살라고 하는 바람에 그 곳으로 이사를 하신 것이지요. 공동체 목사님 가정과 함께 주소를 따라 내비게이션을 찍어 갔는데 웬 리조트 앞에 도착을 하길래 잘못 온 것이 아닌가 했더니 그게 아니라 마련해 놓았다는 집이 바로 이 리조트인 것입니다. 방이 오십여 개나 되는 꽤 큰 리조트입니다.

일층의 반을 리모델링해서 ‘들꽃 피는 자리’라는 이름의 꽃차 학습장으로 쓰고 계셨습니다. 젊은 시절 남편을 일찍 보내고 생계를 유지하느라 취미 삼아 만들던 꽃차였는데 이제는 나라에서도 알아주는 전문가가 되셨지요. 매화꽃이 만발한 섬진강가를 지나 만나는 백운산 자락에서, 자연을 벗 삼아 꽃을 키우고, 차를 만들며 행복하게 살고 계셨습니다. 신선한 해물로 정성스레 준비한 점심 식사 뿐만 아니라 마당 아래쪽의 따끈한 황토방에서 고로쇠 물을 마시며 잠깐 쉬도록 배려해 주셔서 참 고마웠습니다. 권사님께서는 울산교회를 그리워하면서 구역원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잊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집회 시간에 늦을세라 서둘러 하동으로 나왔습니다. 목사님들께서 섬진강이 가까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잡은 펜션을 숙소로 잡아놓으셨습니다. 오르내리기가 좀 불편하긴 했지만 창 밖의 섬진강을 내려다보는 풍경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하구 쪽이라 바닷물의 조수간만의 차 때문에 저녁의 썰물 때는 하얀 모래 톳이 드러나고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물이 그득하게 차올라 출렁거렸습니다.

하동 연합회는 이름에 걸맞게, 목사님들이 교파에 상관없이 연합하여 함께 일하시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임원들뿐 아니라 저희 교단 목사님들이 매번 식사도 함께 하시며 저희를 잘 보살펴주셨습니다. 오래 전에 만났던 분들도 계시고 해서 그런지 낯설지 않았습니다. 하동교회에서 열리는 집회에는 하동군 내의 교회에서 성도님들이 참석하셨습니다. 낮 집회와 저녁 집회로 모였는데 말씀을 사모하는 성도들이 모임마다 많이 오셨습니다. 아직도 연합 집회에 원근 각처에서 성도들이 모여 함께 말씀을 듣고 예배하는 모습은 추억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고향 교회에서 한동안 목회하셨던, 북천 쪽에서 오신 은퇴 목사님도 계셨고, 이웃에 계시는 이모님과 금남면의 형님 부부와 금양교회 성도들도 오셨습니다. 어머님이 계셨던 노량교회 교인들도 오셨습니다. 평소에는 자주 만날 수 없었는데 이렇게 말씀 집회 중에 만나게 되었으니 참 반가웠습니다. 이모님과 권사님 한 분은 남편이 좋아한다며 파래 김치도 담아서 갖다 주셨습니다.

숙소 바로 앞의 식당에서 먹는 밥도 고향 마을의 정취를 닮았습니다. 어머님이 좋아하셨던 ‘가리장’도 있었고 푸짐한 생선구이들도 있었습니다. 뒷날 오후에는 하동의 명물인 송림도 돌아보았고, 차를 타고 가면서 여긴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이고 교회 가는 길목이었다며 남편은 어린아이마냥 좋아했습니다. 다음 날은 남해대교를 건너 고향 마을을 잠깐 돌아보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물론 일일이 걸어보고 싶었지만 그럴 시간은 없었습니다. 옛 고향 마을의 두 교회당을 들러 목사님도 만났습니다. 그리고는 아버님, 어머님의 산소도 돌아보았습니다. 어머님이 열심히 기도하며 섬기셨던 교회와 남해 바다가 바로 내려다보이는 곳입니다. 이박 삼일이 언제 지나갔는지 후딱 지나갔습니다. 고향 마을에서 말씀 집회를 섬길 수 있어서 참 행복한 주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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