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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고향산천을 걷다

정근두 투데이N 칼럼 • • 읽는 시간 약 4분
원문 출처: 투데이N (Today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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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교회로부터 6월 첫주일에 말씀을 전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고향 성도들을 만나는 일이니 경기도 고양에서 고향인 하동까지, 길은 상당하지만 주저하지 않고 달려갔습니다. 이번에는 내려간 김에 고향산천을 걸어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금요일에 내려가 6월 4일 토요일 하루를 할애해서 고향산천을 걸어보기로 한 것입니다. 남해군 설천면 금음리 288번지(옥동 마을)는 제가 태어난 곳입니다. 그리고 국민학교를 입학해서 4학년 초까지 다닌 동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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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천 쪽 남해바다>

학교를 다니던 여느날처럼 7시 55분에 동네를 나서서 설천초등학교를 향했습니다. 8시 25분 학교에 도착해서 보니 학교가 개교한지 100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 정도가 아니라 어쩌다 간 날이 100주년 기념일이니 비록 졸업은 하지 않았지만 입학을 해서 다닌 것은 분명하니 남다른 감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잠깐 학교를 둘러보고 곧 바로 집으로 돌아오는 모드를 취했습니다. 학교 갈 때는 동네 아이들과 함께 동네 앞길로 가고, 학교가 끝나면, 혼자서 동네 뒷길로 돌아오곤 했던 그 옛날처럼 길을 택해서 걸었습니다. 10살 때 전학을 간 후에는 64년만의 귀가(?) 길이지만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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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노량대교 방향>

그날은 수업이 없이 돌아오다 보니 아침 시간이 상당히 많이 남아서 오후에 가려고 했던 4, 5, 6학년 때 살던 하동군 금남면 덕천리 덕포마을로 바로 내달았습니다. 옛날 살던 집 부근에서 출발해서 산으로 올라갔지만, 그 시절 소먹이는 아이들이 사라진 후에는 산길도 사라지고, 길이 있는 것 같아서 몇 차례 낚였던 길은 모두 묘지로 인도되는 길이었습니다. 하긴 거기가 우리 인생의 종착지이긴 하지만 … 그 시절 소를 몰고 뒷산에 가서 소는 소대로 풀을 뜯고. 우린 친구들과 해가 기울도록 놀았습니다. 그 때 놀았던 백만너들이라고 부르던 큰바위들이 수없이 모여있는 곳을 찾으려고 몇 차례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산에서 따먹은 산딸기로는 허기를 채울 수 없어서 점심을 먹은 후에 재도전하기로 하고 일단 하산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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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동 앞바다>

하동 솔잎 한우프라자에서 갈비탕 한 그릇을 먹고 허기는 면했지만, 커피를 한 잔 하려고 <양탕국커피마을>로 향했습니다. 한국식 커피 문화의 독립을 선언한 후, 커피로 문화선교를 시도하는 놀라운 꿈을 꾸는 대표님을 만났습니다. 거기서 커피를 마시고, 이번에는 덕천리에서가 아니라 대송리에서 입산을 시도했습니다. 다행히 <금오산 등산로 안내도>가 있는 곳에 주차를 하고, 안내도의 도움으로 재입산을 했지만 세상이 변했다는 것을 그제사 깨달았습니다. 60년 전 민둥산은 사라지고 울창한 산림으로 변하여 마치 천지개벽한 것 같았습니다. 제주도 삼다수숲길이나 교래리 자연휴양림 못지 않는 금오산의 울창함 때문에 다음 기회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고향산천 밟아보기는 그 정도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지만 오랜 꿈을 이루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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