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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울산 한 달살이

정근두 투데이N 칼럼 • • 읽는 시간 약 4분
원문 출처: 투데이N (Today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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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에 있는 학교로 올라간 다음부터 방학이라야 살던 울산에 내려올 수 있습니다. 겨울방학이면 좀 더 길게, 여름방학에는 한 달 정도 울산에서 지내게 됩니다. 울산에 내려와서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은 병원 순례를 하는 일입니다. 특히 6개월 단위로 검진을 받은 안과와 치과는 겨울 방학, 여름방학에 기간이 잘 들어 맞습니다. 치과는 스케일링만 하고 안과는 당뇨로 인한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으니 감사할뿐입니다. 그리고 스텐트 세개를 심은, 그래서 3 스타라고 자부하는, 심장내과 진료와 또 병력이 35년은 넘는 당뇨약 처방을 위해서 3 개월마다 가야 하는 병원도 한 달 살이에 빠뜨릴 수 없는 항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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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 마이산 전경>

그리고 또 다른 중요한 일은 울산에서 25년을 살았으니 살면서 가져온 인간관계를 가꾸는 일입니다. 내려와서 바로 가진 1박2일의 첫 번째 모임은 울산교회에서 함께 사역했던 분들과의 만남이었고, 두 번째 모임은 2박 3일로 <무진장투어>라고 명명한 5가정이 함께 한 여름여행이었습니다. 무진장이란 무주, 진안, 장수를 중심한 탐방이기에 붙인 이름이지만 실제로는 남원도 갔고 거창도 들렀습니다. 사실 이 팀들은 9월초 오로라를 찾아 캐나다 엘로우나이프에 함께 갈 팀이기도 합니다. 2년 전,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 비행기 예약까지 했는데 , 취소가 되었다가 다시 새로 살아난 불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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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천년송>

게다가 홀아비 사정은 홀아비가 알고 과부 사정은 과부가 안다고, 은퇴자 3가정이 만나서 합천 비채움으로, 진해 용원 등지를 2박 3일로 여행하는 일이 갑자기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서로간에 알아가고 위로하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여행 도중에는 지역의 지쳐있는 목회자들을 만나 함께 식사하고,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방학기간에 계속 밖으로 나돌아다니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내려오면 얼굴이라도 한 번 보고, 밥 한 번 먹자, 커피라도 같이 마시자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건강이 좋지 못한 분들을 찾아가서 심방하는 일도 심심찮게 있었습니다. 담임목사직은 은퇴했지만 목사로서의 성도들을 보살피는 일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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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향적봉에서>

그리고 한 달 울산에 있는 동안 몇 분들이 천국으로 떠나기도 했습니다. 곧 저의 차례도 오겠지만 아직 남아있는 자로서 할 도리를 갖추어야 하니, 그것도 시간이 들어가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성도답게 세상을 떠난 승리자의 소식은 듣는 자들에게 새로운 믿음의 도전이 됩니다. 특히 이번에 세상을 떠나신 김 아무개 권사님은 임종을 앞두고 그 얼굴에 하늘 영광이 빛났다는 증언은 새로운 소원을 갖게 만듭니다. 그 아름다운 얼굴을 지켜본 따님 권사님이 “엄마 나이가 얼만데 이렇게 예뻐도 돼?”라고 했다니, 한 평생 천국을 소망하는 성도들에게 얼마나 큰 도전이 되는 영광스런 최후인지요? 흔히들 자는 잠에 세상을 떠나길 원하지만, 그 얼굴에 천국영광을 보여주며 자녀손을 떠난다면 훨씬 더 나은 이별의 순간이 되리라 믿습니다. 이제 겨울방학에 다시 오리라고 기약하면서 울산 한달살이를 끝내고 학교가 있는 고양으로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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