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1일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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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네 이야기

"말씀과 은혜, 그리고 가족의 소중한 삶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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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다

정근두 투데이N 칼럼 • • 읽는 시간 약 5분
원문 출처: 투데이N (Today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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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밤 7시에 인천 공항에 도착하여 집에 돌아왔을 때는 8시 반이었습니다. 태국 치앙마이와 필리핀 마닐라를 다녀온 가방 정리를 대충 마치고, 떠날 때와는 다르게 창문으로 들어오는 가을 바람을 느끼며 잠자리에 들었지만, 결국은 멜라토닌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화요일 새벽 4시 45분, 일어나야 할 시간을 알리는 알람을 듣고 일어나 바로 앉아야 할 자리로 이동했습니다. 그동안 방문했던 분들을 떠올리며 기도했습니다. “그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새로운 임무를 잘 감당하기를 원합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그들의 사역의 원동력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그러기 위해서 은혜의 원천인 말씀에 가까이 나갈 수 있도록 축복해 주옵소서” 기도를 시작했지만 멜라토닌의 후유증인지 아니면 여행 후유증인지 기도의 자리에 앉은지 40분이 채 되지 않았는데 졸음이 찾아와서 기도실에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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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니 평소같으면 산으로 갔다가 집으로 돌아올 시간에 아침 산책을 나갔습니다. 학교 뒷동산으로 나가기도 전에 밤톨이 길에 떨어져서 가을이 온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뒷문을 나서서 올라가는 길에는 그동안 소박한 군락을 이루던 물봉선화는 조금 철이 지난 모습이었고, 대신에 새로운 노란꽃이 아름답게 피어있었습니다. 뚱딴지라고도 하고 돼지감자라고도 하지만 예쁜 모습과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라 그 이름으로는 부르고 싶지 않습니다. 푸른 하늘은 더 높아졌고 상쾌한 바람이 우리를 맞이해 주었습니다. 보름 전에도 가끔 줍기도 했지만, 오늘 아침에는 달랐습니다. 너무 잘 익은 밤톨을 주으면서 가을이 이제 왔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사실 학교 뒷산 길에는 밤톨줍기 체험장이라고 할만큼 밤나무가 많고, 밤나무 수효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지만, 그래도 제가 주을 수 있는 알밤이 남아있었습니다. 말끔히 줏어갔지만 내가 걷기 직전에 떨어진 알밤은 내 몫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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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밤을 주으면서 가을 산길을 걸으며, 그동안 살면서 걸어온 길을 돌아봅니다. 오늘 산행길만 아니라 인생길에도 그랬습니다. 내가 부지런해서도 아니고 영리해서도 아닌데, 내 앞에 방금 떨어진 밤톨처럼 하나님이 주신 선물들을 기억납니다. 시골 중학교 3학년을 다닐 때의 기억입니다. 정규 수업을 시작하기 전 이른 시간에 음악보충수업을 했는데, 아침잠이 많아 잘 참석하지 못했던 내가 그날 따라 참석했습니다. 음악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선생님께서 베토벤의 ‘운명교향곡’을 설명하고 계셨습니다. 문을 노크하듯이 곡의 시작 부분을 설명하셨습니다. 그 문제가 고졸자격검정시험 음악 시험에 출제가 되었으니 무슨 곡이며 작곡자는 누구인지를 묻는 두 문제 10점을 추가로 얻어 65점으로 과락을 면했습니다. 만약 그 때 음악과목 검정고시를 패스하지 못했더라면, 대학을 들어가지 못했을 것이고, 지금과는 다른 인생길을 걸었을 것입니다. 그 때 그 때 하나님께서 선물처럼 주신 것들로 인해 지금 인생길의 가을도 풍성하게 갈무리를 하고 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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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 시간 뒤, 다시 학교로 들어오는 뒷문을 들어서니, 걸음수는 5555보를 넘어섰고, 그 사이 떨어진 또 다른 알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을길의 마무리는 감나무에서 떨어진 홍시의 몫이었습니다. 그처럼 기다리던 가을은 이제 높고 푸른 하늘, 그리고 산길에 흩어진 밤톨뿐 아니라 빠알갛게 잘 익은 길바닥에 떨어진 감홍시를 보면서 다시 한 번 확인을 합니다. 삼라만상에서 이제는 새로운 계절이 온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태산에 한 잎 낙엽을 보면서도 천하의 가을이 온 것을 볼 수 있었다면, 눈 돌리는 곳곳에 찾아온 계절의 변화를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오직 미련한 사람만이 창조주 하나님이 계신 것을 부인할 뿐입니다. 복 주시는 하나님께서 우리 삶의 주인인 것을 애써 부인하는 어리석은 자들처럼 살지 말기를, 그들이 장차 받을 재앙을 받지 말 것을 주님은 지금도 호소합니다. “내 백성아, 거기서 나와 그의 죄에 참여하지 말고 그가 받을 재앙들을 받지 말라”(계 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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