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1일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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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네 이야기

"말씀과 은혜, 그리고 가족의 소중한 삶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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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걸음을 내딛다

정근두 투데이N 칼럼 • • 읽는 시간 약 4분
원문 출처: 투데이N (Today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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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을 건너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내렸을 때는 다리가 아팠습니다. 오죽하면 공항 출입국 수속을 위해 줄을 서는 중에 떨어뜨린 휴대폰을 줍는 것을 아내에게 부탁을 했을까요! 여기 도착해서도 두산리처럼 눈을 떠서 아침을 먹고 나면 걷습니다. 다른 점은 돈도골 대신에 이곳 샌라몬에서는 비숍 렌치 오픈 스페이스를 걷는 것입니다. 아이들 집에서 10분도 채 걷지 않으면 도달하고 카운티 공원의 한적함과 샌라몬 밸리와 디아블로 산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곳입니다. 약간의 경사가 있지만 길폭이 넓고 정비가 잘 되어 있으며 곳곳에 참나무 숲과 완만한 풀밭이 섞여 있어서 언제나 조잘거리는 새들의 노래를 들으며 가끔 방목된 소들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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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제는 그 넓고 시원한 장소를 걸을 때는 말할 것도 없고, 집안에서 침대에 오르내리는 일부터 힘들고, 실내에서 조금씩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었습니다. 물론 아파도 도착한 바로 다음 날부터 걷는 일은 중단되지 않았지만 내내 마음 속에는 왜 갑자기 여기저기 하체가 아픈지 그 원인이 궁금했습니다. 게다가 갈수록 심해졌습니다. 그 때 불현듯 디스크 문제라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그렇다면 세 번째 찾아온 셈입니다. 첫 번째는 현역일 때였습니다. 그 때는 6개월 정도 높은 의자에 앉아서 주일마다 설교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빨리 회복되어 서서 설교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성도들이 기도할 때마다 조기은퇴를 생각할만큼 마음고생도 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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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은퇴한 첫 해입니다. 연말에 은퇴를 하고 새해 1월 초인가 미국에 있는 큰 아들이 전화를 해서 왜 은퇴를 했으면 미국으로 오지 않고 후임 목사님께 부담되게 울산에 머물러 있냐고 다그쳐서 한국에 코로나가 막 터질 무렵 미국으로 와서 지내다가 다시 미국에 코로나 심해져서 3월 초에 귀국을 했습니다. 집에 돌아왔을 때 마당 잔디에 잡초가 여기저기 올라와서 하루 한 두시간 미만으로 사나흘 풀을 뽑았는데 디스크가 두 번째 찾아왔습니다. 의사의 처방대로 경사진 산을 가는 대신에 평평한 길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중간중간 의료적 혜택을 받았음에도 6개월이 지나도록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그즈음 무조건 산길을 걸었던 1차 때가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딱딱한 포장된 길 대신에 바로 산길을, 정확히는 흙길을 걷기 시작했고 1주일만에 상태가 개선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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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3차로 디스크가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자 미국에서 의료 진료를 받는 대신에 새로운 디스크 치료 방법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신전자세를 배우게 되었고 걷는 자세까지 교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사흘이 되지 않았는데 하루 몇 차례의 실습을 통해서 조금씩 달라졌고, 오늘 아침에는 통증없이 휠씬 빠르게 보폭도 넓게 할수 있었습니다. 기왕 새로운 걸음을 걷기 시작하면서 욕심이 생겼습니다. 77년 동안 앞으로 구부정하게 걷는 걸음걸이만 아니라 대충 씹어서 ‘전투적으로‘ 먹던 음식을 먹는 방법도 바꾸려고 합니다. 이미 두 번씩이나 은퇴를 했고 앞으로 남은 목표는 하늘 아버지 품에 안기는 일외는 없는데 뭐가 그렇게 바쁘게 서두를 필요가 있을까요? 이번에도 울산을 떠나면서 그 더운 날 정원에 있는 말발돌이를 가지치기 한다고 나쁜 자세로 무리를 했던 것이 3차 디스크를 불러왔나 봅니다. 굳어진 습관을 고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테지만 새로운 걸음을 내딛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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