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1일 (수) |

Jungs' Story · Family Archive

정가네 이야기

"말씀과 은혜, 그리고 가족의 소중한 삶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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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수고하셨습니다.

정근두 투데이N 칼럼 • • 읽는 시간 약 5분
원문 출처: 투데이N (Today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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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슬픈 날입니다. 헤어짐의 슬픔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어린 남동생들을 위해서 꽃다운 시절을 오롯이 희생한 참 좋은 누님을 눈물과 아픔과 이별이 없는 아버지의 품으로 보낸 날입니다. 1960년대 우리나라가 모두 가난한 시절 누나들은 동생들을, 특히 남동생들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일은 아주 자연스런 선택이었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고귀한 희생인지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던 시절이었고, 어쩌면 본인들도 다 알지 못했지만, 희생하는 것은 당연한 도리로 여기던 시절입니다. 그 시절 누나들의 선택은 시골에서 도시로 나가서, 서울로 올라가서 공장에 취직을 하는 소위 공순이의 길을 걷던 시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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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나는 16살이고 막내 동생은 10살이었으니 18살의 누이로서는, 두 남동생의 앞날을 어머니께만 맡겨둘 수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서울로 올라와서 방직공장에 취직을 하고, 대방동에 자취를 하면서, 혼자 헤쳐가기도 힘든 도시 생활에서, 라면조차 사먹을 수 없어서, 라면 부스러기를 사서 먹는, 끼니조차 아껴서 동생들의 뒷바라지를 했기에 오늘의 저와 동생이 있습니다. 어제 모처럼 동생과 통화를 했는데, 동생은 자기 인생에서 어머님을 그리고 누나와 형을 만난 것이 지금의 아내를 만난 것처럼 큰 축복이었다고 서로 주고 받았는데 … 그 동생뿐 아니라 나도 잊지 못하는 누나인데 ㅠㅠ 그나마 우리는 지난 설날 잠깐 만났고, 알뜰 살뜰 챙겨주는 남편 덕분에, 비록 일어나서 움직이는 못하고 누워계셨지만, 얼굴에 살도 포동포동하다고 놀리기도 했는데~~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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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님과 자형, 두 분은 각자 첫 배우자와는 사별을 하고, 누님의 경우에는 10년 넘게 혼자 살다가 재혼을 했고, 두 분이 함께 살았던 세월이 20년을 훌쩍 넘겼으니 결코 짧은 기간은 아닙니다. 갑작스런 소식 때문에 월, 화, 수요일 일정을 취소하거나 재조정하고 개포동에 사는 조카를 데리고 하동에 도착하니 오후 5시경이었습니다. 누님의 영정 사진은 20년전 결혼사진 그대로 온화한 모습이지만 더 이상 교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니 그것이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제일 많이 슬퍼하고 우는 사람은 남편이신 장로님입니다. 몇 차례 “사랑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리는 장로님의 말을 들으며 아내를 향한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누님은 참으로 남편의 사랑을 끝까지 받은 복 받은 여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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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 다 재혼을 했을 때는 이미 나이가 많았고, 남편 쪽에는 두 아들, 그 중에 이번에 만난 둘째 아들네는 아이가 다섯인데 홈스쿨을 하며 부모의 사랑을 받은 아이들답게 반듯하게 잘 자라서 보기만 해도 예뻤습니다. 누님네 조카들도 모두 40대이니, 서로 의지하고 돕는 모습을 보며, 이런 자리에는 역시 자녀가 많아야 복이라는 말이 실감이 났습니다. 자녀들이 출석하는 교회 성도들이 원근각처에서 오셔서 예배하고 두분이 장로님 권사님으로 계시는 교회 목사님께서 모든 절차를 맡아주셨습니다. “권사님은 최선을 다해 교회를 섬기셨습니다. 몸이 불편하고 아프셨음에도 불구하고 할수 있을 때까지 새벽기도와 모든 예배에 나오셨으며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봉사하셨습니다. 권사님은 정말로 진심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분이셨습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사람은 모두 떠나갑니다. 다만 예수님을 통해서 하늘로 가는 길이 열린 사람에게는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시작이기에 노래하면서 이별할 수 있습니다. 하늘 아버지께서 맡긴 사명을 잘 감당하시고,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을 내밀기를 마다 않으시고 당신의 몫을 잘 감당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누님, 수고 많았습니다. 사랑합니다. 남편과 자녀들뿐 아니라 정근두와 정행두, 두 동생이 정춘지가 누님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당신을 누님으로 우리에게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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