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1일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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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네 이야기

"말씀과 은혜, 그리고 가족의 소중한 삶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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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서

정근두 투데이N 칼럼 • • 읽는 시간 약 4분
원문 출처: 투데이N (Today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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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지피티의 자세한 안내대로, 로마의 다빈치공항에 도착해서, 택시를 타든 전철을 타든, 예약된 숙소를 찾아가면 되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출발하기 바로 전 주간에 하나님께서 개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연히 커피를 마시는 자리에 함께 했던, 김해 주안교회 여 전도사님께서, 이태리로 가는 우리를 도와주겠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두 아들이 모두 이태리에서 성악을 공부했고, 둘째는 피렌체에서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로마에 내렸을 때, 이미 연락을 받은 코람데오 교회 김재환 선교사님이 승용차를 가지고 나와서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또한 김 선교사님은 그 교회 성도인 자매 한 분을 우리 숙소에서 우리를 돕도록 배치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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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거기에 배치까지 했을까?’라는 생각이 스쳤지만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그 자매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한 걸음도 내딛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우리가 예상했던 타입의 호텔이 아니었기에, 오후 8시가 넘은 시간에 프론트 데스크를 지키던 직원조차 퇴근했고, 남겨진 전화번호로는 연락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 숙소를 예약했던 미국에 있는 아들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호텔측에서 오후 7시가 넘어서 체크인을 하는 경우에는, 미리 연락을 주어야 한다고 메일을 보냈지만, 자기 일에 바쁜 아들이 메일 확인을 하지 못해서 생긴 사고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로마의 첫날 밤은 이웃 호텔에 다시 방을 얻어서 보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모든 일에 선교사님이 미리 배치한 자매는 로마에서 만난 우리의 수호천사 1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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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도 로마에 계시는 가이드 한 분의 도움으로 로마의 명소, 여기 저기를 둘러보았습니다. <로마의 휴일>에 나오는 오드리 헵번이 젤라또(아이스크림)를 먹던 계단, 콜로세움, 트레비 분수, 판테온(만신전) 등을 차례대로 방문했습니다. 특히 판테온에 갔을 때는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만신전을 짓던 당시의 세상과는 너무 다르다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뚫린 천장(돔)으로 하늘을 바라보며, 더 이상 모든 신들을 경배하는 세상이 아닙니다. 이제는 하늘의 세계를 그린 천정화보다는, 전신거울을 이용해서 천장화를 배경으로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세상의 중심이, 더 이상 뚫린 하늘에 계실 법한 신들이 아니라 셀카에 담긴 자신이라는 것을 웅변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하이비 콕스의 표현을 빌리면 <세속도시> 한 가운데를 사는 사람들임이 분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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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날은 베드로성당 부근에 자리한 바티칸 박물관을 방문했습니다. 박물관 예약 시간에 맞추느라 8시부터 제공되는 호텔 조식 시간을 기다릴 수 없어서, 7시에 길을 나서야 했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과 함께, 그 많은 작품들을 보는 것은 정말 수박 겉핥기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참 보다보면, 그 그림이 그 그림 같고, 그 조각이 그 조각 같으니, 중요하다고 알려진 방의 작품 앞에서, 좀 더 시간을 할애했을 뿐입니다. 그 많은 작품들은 예수님이 누구인지 알려주는 것보다 마리아 숭배를 조장한 교황권의 횡포가 민낯을 드러내는 것들이었습니다. 출생해서 성장하고 결혼하고 자녀를 낳고 죽어서 묻히는 사람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면서 “사람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 자리했습니다. 3박4일의 로마일정을 마치고, 다시 한 번 코람데오 교회 김 선교사님의 안내로, 피렌체를 향한 기차를 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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