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1일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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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네 이야기

"말씀과 은혜, 그리고 가족의 소중한 삶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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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살이

정근두 투데이N 칼럼 • • 읽는 시간 약 4분
원문 출처: 투데이N (Today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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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면 연휴가 시작됩니다. 그래서 우리 학교도 다른 때보다 더 조용한 겨울방학입니다. 명절을 앞두고 직원들이 오전 근무를 하고, 모두들 집으로, 아니면 고향 앞으로 향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신정과 구정 사이에 오락가락 한 적도 있지만, 설은 구정으로 쇠는 것이 판정승을 한 분위기입니다. 물론 분위기도 옛날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고속도로가 정체되는 것은 아직도 여전하지만, 그래도 달라진 것은 귀향길만 아니라 귀경길도 막히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일사분란하게 부모님 댁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부모들이 서울에 사는 자식들 집으로 올라오는 행렬이 새로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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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명절 분위기를 떠올리면 여전히 옛 시집살이 트라우마가 있는 며느리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한때는 <시>자가 들어가는 모든 <시>월드를 기피한 적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시금치도 먹지 않았다는 전설까지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서슬 시퍼런 시어머니의 권위는 봄 볕에 눈 녹듯이 더 이상 찾아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물론 봄이 와도 높은 산이나 깊은 계곡에 잔설(殘雪)이 남아 있듯이 아직도 싸늘한 분위기가 어떤 가정에는 남아 있을 수 있지만, 대세는 이미 봄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남아 있는 곳이 있다면 천연기념물처럼 보관하든지, 안동하회마을같은 문화재로 보호할만큼 희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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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대세는 이미 며느님 전성시대로 진입했습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 눈치를 살피는, 옛날에는 상상도 못했던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시집 출신들이라면 시어머니 아들인 남편까지도 무시되는 세상이기도 합니다. 이런 바람이 불어온 것은 남자만 일하고 수입을 갖던 시대가 물러가고, 여자들도 일을 할 뿐만 아니라 남편 못지않는 수입을 창출하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전히 남편만 일터에서 일하고 수입을 얻어서 가정을 꾸려가더라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현상의 도래에는 국가가 거들기도 했습니다. 모든 사람의 수입을 국가가 들여다보고 세금을 징수하려고 온라인으로 월급을 보내기 시작할 때부터입니다. 그래도 한 달에 한 번, 월급봉투를 뽑던 그 호기로운 저녁에는 식탁조차 달랐는데 이제는 아련한 옛 추억이 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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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적어도 명절이면 느껴지던 시집살이의 설음조차 사라진 지 오래 되었습니다. 한 때 위세를 떨치는 시집살이의 잔설(殘雪)조차 명절에도 사라지고, 온누리에 꽃이 활짝 핀 것 같은 새로운 세상이 찾아왔습니다. 그래서 요즈음 어떤 여인들은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윗세대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아랫세대 자녀들로부터 받는 시집살이가 새롭게 시작되기도 합니다. 권위 아래 사는 것은 인간의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사람 아담에게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과일”을 먹지 말라고 에덴에서의 명령부터, 출애굽기에 열 가지로 표현된 계명 하나 하나는 인간의 생존조건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대로 살아간다고 사람은 사람다워지거나 그래서 행복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답해 보십시오. “시집살이 없어지니 전보다 행복해졌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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